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목소리가 서울역에서부터 청계광장까지 이어졌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17일 미국의 이라크침략 4주년을 규탄하는 '3.17 국제공동반전행동'을 서울역광장에서부터 청계광장까지 진행했다. 경찰이 집회 자체를 불허했다가, '300명이 인도를 이용해 서울역에서 청계광장까지 이동한다'는 제한적 조건을 달며 허가해주는 등 이날 집회는 우여곡절 끝에 합법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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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 침략 4년, 17일 서울에서 열린 '3.17국제공동반전행동'에서 1천여명의 참가자들은 "이라크에서 한국군을 철수하라" "점령을 중단하라" "레바논 파병을 즉각 철회하라" 등 전쟁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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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의 파병, 이라크.아프간 한국군 철수하라"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
집회의 시작은 서울역 광장에서 부터였다.
오후 3시경 약 1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날 집회에서는 유독 젊은이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집회장소인 서울역 광장 주변에는 '아프가니스탄·이라크 한국군 철수를 위한 서명' '여수출입국관리소 화재참사 관련 서명운동' '양심적 병역거부 지원 서명' 등 평화와 연계된 각종 선전전이 벌어서 서울시민의 발을 붙잡았다.
특히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사망한 윤장호 병장을 추모하는 선전전에는 많은 시민들이 공감을 나타내며 관심을 보였다.
약 30여 분간의 노래공연으로 시작된 이날 집회는 학생들과 청년들의 참가가 두드러진 이유 때문인지, 말과 소의 탈을 쓰는 참가자·허수아비가 등장하는 등 기발한 아이디어의 선전물들이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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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사망한 윤장호 병장을 추모하는 선전전에는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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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는 지난 8차 한미FTA협상 규탄 시위에서 경찰의 무차별적인 폭행이 자행된 것과 관련해, 인권운동 활동가들이 '경찰폭력 인권침해 감시단'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경찰의 불법행위를 감시하고 나섰다. 이들은 시위와 행진 내내 경찰의 불법 채증과 사복경찰의 감시 등에 항의를 하며 시위참가자들의 인권보호를 위한 활동을 벌였다.
이날 기자들을 대하는 경찰 측의 태도는 특이했다. FTA반대시위 취재과정에서 10여 명의 기자들이 경찰폭력에 노출됐었던 것을 감안한 듯, 경찰 측은 취재기자를 한 명씩 찾아다니며 "기자완장을 찾고 취재를 해 달라. 그래야 불시에 작전이 벌어져도 우리가 기자들을 확인할 수 있다"고 안내를 하기도 했다.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대표, 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 등 인사들의 발언이 이어진 가운데 참가자들은 "이라크에서 한국군을 철수하라" "점령을 중단하라" "레바논 파병을 즉각 철회하라" 등과 같이 전쟁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소리 높였다.
"윤장호 병장의 죽임에 애도를 표하며 남한 반전 운동에 경의를 표한다"는 국제 파병반대 단체들의 연대 성명에 이어 참가자들은 "김선일, 윤장호 등의 한국민이 미국의 압력에 굴한 한국정부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고 성토했다.
그러나 평화적인 집회 시위를 하겠다는 주최측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집회 방해는 이날도 계속됐다.
경찰은 참가자들이 본 행사를 마치고 청계광장으로 이동하려는 순간부터 행사를 가로막기 시작했다. 경찰 차량 50여대로 서울역 광장을 둘러싼 경찰은 오후 5시경부터 청계광장으로 이동하려는 시위 참가자들의 앞을 가로 막았고, 경찰은 "인도로 신고된 집회인 만큼 도로가 아니라 인도로 행진을 하라"고 주장했으나, 주최 측은 "주말에 인도로 행진하라는 것은 일반 시민들의 보행권을 차단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이어 주최 측은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 버스로 막아놓은 것 때문에 도로가 막혀서 교통장애가 발생하고 있다"며 "4년 동안 합법적으로 진행된 집회를 별다른 이유 없이 불허했다가 다시 300명만 인도로 행진하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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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 침략 4년을 맞은 17일 서울에서 열린 '3.17국제공동반전행동'에서 1천여명의 참가자들은 "이라크.아프간 한국군 즉각 철수" 등을 촉구했다. ⓒ민중의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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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의 파병 중단하라"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김선일, 윤장호 등의 한국민이 미국의 압력에 굴한 한국정부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고 성토했다.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
행사 주최 측의 항의로 오후 5시 10분경부터 도로를 통해 행진을 할 수 있었고, 참가자들은 서울역-회현역-회현사거리-을지로입구역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통해 행진을 계속했다.
행진에 나선 시위참가자들은 경찰의 집회방해에 항의하는 뜻으로 그 어느 집회보다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구호를 크게 외쳤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저녁 6시 10분경 행진목적지인 광화문 인근의 을지로1가 도로에서 경찰병력에 의해 다시 가로막혔다.
다만 경찰 측은 지난 한미FTA 반대시위를 폭력 진압한 것에 여론이 극도로 악화된 것을 의식한 듯, 방패를 든 경찰을 앞세우기 보다는 팔짱을 낀 경찰을 앞세우는 등 평소와는 다른 시위대응을 했다.
경찰이 행진을 막아 나서자 시위참가자들은 "행진을 보장하라"며 약 40여 분간 연좌시위를 벌인 뒤, 경찰의 강제해산이 있기 전 자진해산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 참가한 '대추리·도두리 평화지킴이'들은 오는 3월 24일 평택 대추리에서 있을 마지막 촛불문화제를 알리며, 그동안 평택 주민들과 함께 싸우고 울고 웃었던 모든 이들이 자리해 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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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적인 집회 시위를 하겠다는 주최측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집회 방해는 이날도 계속됐다.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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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후 경찰이 평화행진을 막아 나서자 참가자들은 "행진을 보장하라"며 약 40여 분간 연좌시위를 벌였다.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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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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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회를 마친 1천여명의 참가자들은 서울역-회현역-회현사거리-을지로입구역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통해 행진을 하며 서울 시민들을 만났다.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