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들 "미국 무고한 희생 방관 말라"
뉴시스 | 기사입력 2007-08-03 12:21
"많은 사람들은 피랍자들에게 가지 말라는 곳을 가서 왜 문제를 일으키냐며 돌을 던지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호화관광이나 골프관광을 하러 간 사람들이 아니다. 휴가를 쪼개서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은 도와주기 위해 봉사활동을 하러 간 것이다. 그 중에는 두 아이의 어머니도 있다…"
아프간 한국인 피랍사태 16일째를 맞은 3일 피랍 한국인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목회자들은 미국이 더 이상 무고한 한국인이 아프간에서 희생을 당하는 것을 방관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진보연대 종교인회의 예수살기 모임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미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온 세계가 이들의 무고한 희생에 주목하고 있지만 미국만은 테러분자들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는 우리 국민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대화를 통해 평화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목회자들은 또 한국인들은 억류하고 있는 탈레반과 파병 결정을 한 정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들은 "인질들을 억류하고 있는 탈레반은 자신들의 투쟁이 독립운동이든 타 종교에 대한 경계이든지 간에 그 주장을 이루는 방법이 정당해야 한다"며 "순수한 봉사를 위해 활동하는 자들을 인질로 삼아 생명을 빼앗는 행위를 중지하고 우리 국민을 즉각 풀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현 정부는 이번 사태를 통해 통절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며 정부는 우방인 미국의 요청과 국익을 운운하며 평화를 열망하는 국민의 요구를 무시한 결과 무고한 한국인의 희생만 발생했다"고 비난했다.
김영진 목사는 "정부는 더 이상 국익 없는 강대국의 요구에 끌려 다니지 말고, 아프간 등에 파견한 우리 군을 즉각 철수해야 한다"며 "외세의 압력보다는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시 하는 입장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안보전략연구소도 오전 광화문 한국통신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프간 피랍사태를 반미 감정에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 사태의 부분적인 책임은 선교회원들이 정부에서 말린 아프간 출국자체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강행한 것"이라며 "본질적인 책임을 망각하고 엉뚱하게 미국에 책임을 전가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배민욱기자 mkb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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