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랍 직후 <한겨레>에 표명렬 대표님이 기고하신 즉각 철군 촉구 칼럼입니다.
[독자발언대] 아프간 파병 한국군 즉각 철수하라 / 표명렬
아프간 파병 한국군 즉각 철수하라
우리나라 봉사단원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반군들한테 억류되어 있다는 소식에 깊은 우려와 경악을 금치 못하는 바다. 우선 탈레반 반군 쪽에게 인간에 대한 자비의 마음으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간절히 호소하며 우리 한국인 전원을 무조건 즉각 석방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아울러 우리 정부에 간곡히 당부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아프가니스탄에 억류된 우리 국민들을 살려내기 바란다. 이는 국가가 해결해 주어야 할 기본적 도리요 책무다. 할 수 있는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대책을 강구하여 어떤 일이 있어도 살육만은 감행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정부가 미국의 눈치 살피느라 알량한 국익을 내세워, 김선일씨가 그렇게 살려 달라 마지막까지 애걸복걸 처절히 호소했건만 묵살해 버리고 처참한 죽음에 이르게 했던 무책임과 무능의 과오를 또다시 되풀이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아니, 그때의 잘못을 크게 뉘우친다는 의미에서도 이번만은 때를 놓치지 말고 공포에 떨고 있을 우리 형제자매들의 귀한 생명을 반드시 구해내야 한다.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이 핑계 저 핑계 주저함 없이 즉각 철수를 단행하라.
지는 듯 보이는 유연함의 결과가 곧 이기는 길이다. 우리가 철군을 단행할 때 세계가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평화를 사랑하며 인간을 귀히 여기는 존경스러운 지도력에 대해 세계인이 흠모하게 될 것이다. 문화민족으로서 우리 국민의 높은 도덕성과 역량에 대해 사람들은 감동하게 될 것이다. 이보다 바람직한 국위 선양이 어디 있겠는가? 위기는 곧 기회임을 알자.
탈레반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은 테러전쟁에 굴복하는 결과가 된다는 이런 무책임한 망발에 속지 않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온 우주와도 바꿀 수 없는 것이 귀한 생명 아닌가! 생명 경시의 군사정부 아래서나 있을 법한 잘못된 관점에서 상황을 인식하여 무자비하고 무모한 선택의 잘못을 범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대한민국 국군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평화지향의 군대다. 침략전쟁을 부인한다. 국가이익을 위해 침략전쟁도 불사하고 세계 도처에서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미군과는 달라야 한다.
만에 하나, 미군의 입장이나 의중을 중시해 그들이 원하는 대로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 어떤 당근이나 협박에도 굴함이 없이 주권국의 정부답게 우리의 목적과 필요에 따라 당당한 철군 결정이 있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국민의 생명보다 더 중요한 국익이 어디에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이라크 자이툰 부대도 더 늦기 전에 철수하라.
표명렬/평화재향군인회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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