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자이툰 부대는 즉각 철수하라 !
1. 이라크 현지 시각 5월 29일 23시 네 발의 폭탄이 자이툰 부대를 공격했다. 다행히 자이툰 부대원들이 부상을 입지는 않았지만, 자이툰 부대가 이라크인들의 분노의 표적이 될 것이라는 반전운동의 경고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는 섬뜩한 소식이었다. 우리는 이번 사건이 정부가 말하는 평화와 재건의 허구성, 자이툰 부대에 대한 저항세력의 공격위협 현실화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판단한다. 이에 우리는 모든 점령군과 자이툰 부대의 즉각적인 철수가 이라크를 이라크인에게 돌려주는 출발점이라고 다시 한번 주장하며 노무현 정부에 이를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2. 자이툰 부대가 이라크인들의 표적이 되는 이유는 부시의 점령을 지지해서 세계 3위 규모의 군대를 파병했다는 근본적인 이유뿐 아니라 이라크내의 점령을 지지하는 쿠르드 자치정부와 매우 밀접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이툰 부대에 대한 폭탄 공격 직전에 자이툰 부대가 쿠르드 자치정부가 운영하는 아르빌 방위군을 훈련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자이툰 부대의 쿠르드 군대 훈련은 ‘평화와 재건’에 이바지하는 것이 아니라 이라크인 학살을 돕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이라크의 14개 미군기지를 4개로 통폐합하려고 하는데 그중 한군데가 아르빌이다. 게다가 자이툰 부대는 아르빌에 들어설 유엔 이라크원조기구(UNAMI) 청사 경계와 요원들에 대한 경호 임무를 요청받았다. 유엔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감정은 좋지 않다. 전쟁 전 10년 동안 미국이 주도한 유엔의 경제제재로 50만 명의 어린이들을 포함해 2백만 명이 넘는 이라크인들이 사망했다. 그래서 2003년 8월 바그다드에 있는 유엔 건물이 이라크인들에게 공격당했다. 한국 정부가 유엔의 요청을 받아들인다면, 이는 더 큰 공격에 직면하는 원인을 제공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방위군 훈련과 유엔청사 경계는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3. 대부분이 전투병인 3,600명의 자이툰 부대가 내건 명분인 ‘평화와 재건’은 처음부터 말이 되지 않았다. 쿠르드 지역은 전쟁을 겪지도 않아서 파괴로 인한 재건 소요가 별로 없거니와 이라크 전체적으로 점령군에 대항해 이라크인들이 지속적으로 저항에 나서 충돌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후복구라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던 것이다. 1월 30일 총선 후에도 점령은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이라크정부와 미군은 저항세력 토벌을 빌미로 5월 30일부터 바그다드에 대한 대규모 군사작전인 ‘번개작전’을 시작했다. 그래서 이라크인들의 저항도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이라크 침략과 점령을 반대하는 이라크인들은 한국군도 미국과 같은 점령군인 것이다.
4. 노무현 정부는 반전운동의 경고를 무시해 왔다. 그러나 2003년 오무전기 노동자 김만수, 곽경해 씨의 죽음과 작년 6월 김선일 씨의 죽음은 파병의 결과를 비극적으로 보여 줬다. 더욱이 지금은 새로운 희생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정부는 끝없는 수렁에 빠지는 것이 자명한데도 파병을 더 이상 고집해서는 안된다. 올해 말까지로 되어 있는 파병시한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정부는 자이툰 부대를 당장 철수시켜야 한다. 이것만이 더 큰 비극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 미국은 이라크 점령 중단하고 당장 떠나라 !
- 노무현정부는 자이툰 부대를 즉각 철수시켜라 !
2005년 6월 2일 이라크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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