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결의안은 진정한 해결책이 아니다
유엔 결의안이 통과되자 노무현 정부는 이를 적극 환영하며 “국제사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유엔 결의안이 레바논의 평화와 정의 회복에 도움이 된다면 우리는 이를 환영할 것이다. 하지만 UN 결의안은 무조건적이고 즉각적인 휴전과는 거리가 멀다.
유엔 결의안 채택은 이스라엘이 대중적 지지를 받는 헤즈볼라의 저항을 엄청난 군사력으로도 분쇄할 수 없었음을 보여 주는 동시에, 이제 이스라엘이 유엔에 의존해 이 목적을 이루려 한다는 것을 뜻한다. 같은 이유에서 미국도 유엔의 중재에 반대하던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이다.
유엔 결의안은 명백히 이스라엘을 편들고 있다. 결의안은 결코 “모든 적대 행위의 중단”을 요구하지 않는다. 헤즈볼라에게는 “즉각 모든 공격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반면, 이스라엘에게는 단지 “공격적 군사 작전[만] 중단”하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그 동안 자신의 끔찍한 학살을 모두 “방어적” 작전이라고 주장해 왔다.
특히, 결의안은 이스라엘군의 즉각 철수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사실상 ‘평화유지군’이 투입될 때까지 헤즈볼라를 상대로 전투를 계속 벌여도 좋다는 허락과 다름없다.
또, 결의안은 민간인 학살 같은 이스라엘의 만행들 ― 많은 국제 인권 단체들이 “국제법 위반”이자 “전쟁 범죄”로 규정한 행위 ― 을 전혀 문제 삼지 않는다. 결의안은 “[헤즈볼라에게] 납치된 이스라엘 병사의 무조건 즉각 석방”을 요구한 반면, 이스라엘에 수감된 수백 명의 레바논인들에 대해서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권고”만 했다.
레바논의 ‘주권 회복’과 ‘구호 활동 지원’에 대한 온갖 미사여구에도 불구하고, ‘비무장 지대’를 관할하게 될 ‘평화유지군’은 이스라엘을 도와 헤즈볼라를 무장해제시키는 구실을 하게 될 것이다.
유엔 결의안 통과됐다고 해서 부시와 이스라엘의 전쟁몰이에 맞서 행동에 나설 필요가 줄어든 것이 전혀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행동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이스라엘군이 즉각 전면 철수할 때까지 우리는 계속 투쟁할 것이다. 아울러 한국 정부의 전쟁 지원을 반대하기 위한 투쟁도 계속될 것이다.
2006년 8월 17일 파병반대국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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