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님의 이름으로 이라크 평화를 염원합니다."
파병철회와 이라크 평화를 위한 평화미사
기사돌려보기 임은경 기자
"우리는 김선일님의 죽음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지금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죽음과 고통의 현실이 눈 한번 질끈 감는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텔레비전 채널을 바꾼다고 해서 바뀔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 우리는 신앙인으로서의 사명을 다하지 못하였습니다."
△26일 저녁 이라크 파병반대 미사 모습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26일 저녁 명동성당 옆 카톨릭 회관에서는 '파병반대 이라크 평화를 위한 천주교 평화연대'(이하 평화연대) 주최로 파병철회와 이라크 평화를 위한 평화미사가 열렸다.
신도와 시민 300여명이 모인 이번 미사에서 박순희 평화연대 상임대표는 "우리도 이라크처럼 전쟁으로 상처받았던 나라"라며 "우리가 진정으로 외쳐야하는 양심의 소리, 하느님의 소리가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창일 신부는 요르단 암만에 가서 10여일 체류하면서 겪었던 일들을 들려주었다. 박 신부가 놀란 것은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이라크 사람들을 실제 만나서 이야기해보니까 너무 너무 착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한 팔레스타인 할머니는 '부시가 너무 밉다'면서 자기는 자식들 시집 장가 다 보냈으니까 인간 폭탄이라도 할 수 있다고 저한테 그러더군요."
'부시가 밉다'고 말하는 그 할머니의 눈에는 보통 사람한테서는 볼 수 없는 광채가 흘렀다고 박 신부는 말했다. 이라크 사람들은 하나같이 '부시가 기름을 훔치러 왔다'면서 증오심이 대단하다고 한다.
"이라크 현지에서는 이러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엉뚱한 소리만 하고 있어요. 정치인들은 평화 재건을 위해 파병한다고 말하죠. 뻥치지 말라고 하세요. 이라크 사람들 아무도 안 믿습니다."
△"정치인들 뻥치지 말라"고 질책하는 박창일 목사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이날 미사에서는 성경 구절을 읽는 '독서' 순서에 성경 대신 '이건 노무현 대통령 당신의 실수'라고 말하는 김선일 씨의 마지막 유언이 낭독되었다.
이날 미사 참석자들은 '파병철회와 이라크 평화를 위한 기도와 다짐'을 통해 "우리의 군인을 이라크에 파병하는 것을 반대함을 천명하며 이라크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국가의 정부는 즉시 자국의 군인을 철수할 것과, 한국정부도 현재 진행중인 모든 파병절차를 철회할 것을 엄숙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후 파병반대에 뜻을 같이하는 모든 시민과 단체와 행동을 같이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미사 후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오후 9시부터 '평화염원 기도회'를 가졌으며, 오후 11시부터는 새벽 두시까지 파병반대 철야기도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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